해녀들 사이에서 '숨병'이라 불리는 질환은 제주 해녀들의 특유 직업병으로, 의학적으로는 잠수병(감압병)과 유사한 개념입니다. 최근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이 질환이 언급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숨병은 제주 해녀(잠녀)들이 오랜 잠수 작업으로 겪는 호흡기 및 신경계 이상 증상을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숨병의 주요 원인
숨병은 해녀들의 특수한 작업 환경에서 비롯됩니다. 하루에 여러 차례 깊은 물속(5-20m)까지 잠수하는 과정에서 체내 압력 변화가 발생합니다. 수압이 높은 환경에서 질소가 체내에 녹아들었다가, 수면으로 급격히 상승할 때 기포로 변해 혈관을 막거나 조직을 손상시킵니다.
또한 장시간 숨을 참으며 작업하는 동안 산소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차가운 바닷물에 오래 노출되면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증상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충분한 휴식 없이 반복된 잠수 작업은 체내 질소 축적을 초래하여 숨병 위험을 높입니다.
해녀 숨병의 주요 증상
해녀 숨병의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 관절통 및 근육통: 팔다리, 어깨, 무릎 등에 통증과 부종
- 신경계 이상: 어지럼증, 두통, 피로감, 손발 저림, 감각 이상
- 호흡기 및 순환기 문제: 호흡 곤란, 가슴 통증, 폐활량 감소
- 기타: 난청, 이명, 피부 가려움증
제주 해녀들은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물에 취했다"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엔 의식 혼탁, 발작, 폐 손상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예방 및 관리 방법
숨병 예방을 위한 주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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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잠수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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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으로 천천히 상승하여 급격한 감압 방지
- 잠수와 휴식(10-15분)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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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바다에서 장시간 작업 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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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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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적 건강 검진으로 폐와 혈관 상태 확인
- 충분한 수분 섭취와 보온 장비 착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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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절주, 규칙적 운동 등 건강한 생활 습관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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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 상황 대처
- 증상 발생 시 즉시 작업 중단 및 의료기관 방문
- 이송 중에는 환자를 왼쪽으로 눕혀 기포 확산 방지
숨병 치료의 핵심은 고압 산소 치료(재가압 요법)로, 고압 환경에서 100% 산소를 흡입하여 질소를 빠르게 배출하는 방식입니다. 증상에 따라 1-5시간 소요되며, 수액 공급이나 스테로이드 투여 등 보조 요법이 병행될 수 있습니다.
최근 제주도에서는 해녀들의 건강을 보호하고 전통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계승하기 위해 건강 검진 프로그램과 의료 지원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해녀 문화는 제주도의 독특한 가족 구조와 생활 방식을 반영하며, 여성들이 바다에서 일하고 남성들이 육지에서 농사짓는 분업 구조를 보여주는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